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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절대후각을 가졌지만 자신을 맡을 수 없는 남자 (향수, 파트리크 쥐스킨트)

부루기 2024. 8. 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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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장편소설

 

이 책은 내가 고른 책은 아니다. 방학 마무리로 지도 교수님께서 인원 수만큼 책을 가져오셨고, 순서대로 가져가다 보니, 내가 제일 마지막에 가져간 책이 되었다. 향수, 꽤나 두꺼운 책이고 다른 공부 관련 책, 혹은 마음에 관한 책을 선호한 결과로 장편소설 하나가 나에게 덩그러니 남겨졌다. 첫 이 책을 받았을 때는, 두꺼운 책임에도 크게 거부감이 들진 않았다. 책을 한 번 읽으면 잘 읽기도 하고, 최근 유튜브 쇼츠만 보던 자신을 조금 탈피해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참이였다. 다만 이렇게 소설을 읽게될 줄은 몰랐지만 총 3일간 읽었고, 표현력이 부족해보이지만 재밌었다.

 

책의 내용은 주인공,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 사생아로 태어난 절대후각을 가진 채로 태어났으며 그 재능을 갖고 벌어지는 일을 다룬 내용이다. 일 중에는 여기에 있는 부제가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로 나오면서 살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살인마이지만 신기하게도 첫 살인은 꽤 뒤에 나오며 그 외의 살인은 굉장한 시간간격이 있어, 이 점이 굉장히 글을 잘 썼다고 생각한다. 만약 책 전체에 살인이 도배되어 있었다면 이 글은 그냥 살인마의 기록으로 되었어야 할 것이다. 

 

향수, 사람을 만나거나 할 때 잠깐 뿌리기는 하지만 워낙 쎈 향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다보니 바다 향, 시트러스 향을 약간 섞은 시원한 느낌의 은은한 향수만 뿌리고 그 외에는 관심 가져본 적이 없다. 종종 대학 축제에서 향수 만들기를 해본 적이 있지만.. 그것만으로 무엇을 안다고 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해보인다. 만약 향수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향수 냄새가 날 수도 있을 것 같다. 향수에 대해서 표현할 때, 자스민 향을 자스민 향이다~가 아닌 자스민의 영혼을 추출해낸 듯한 표현이 이 책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이 글의 절반 이상은 향기를 표현하거나 향수에 관한 내용이 정말 많이 들어가 있다.

 

기억이 나는 향수 중에서 '사랑과 영혼'이라는 향수가 있었던 것 같은데, 작중에서 이름이 나오는 몇 안되는 향수이며 초반에서 굉장히 중요한 트리거가 되는 향수인데 이를 한 번 맡아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어떤 느낌일까? 책에 재료에 관한 것도 잠시 적혀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기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보길 권하는 바이다.

 

챕터가 총 3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글을 읽을 때도 3일로 나눠서 본 이유가 여기있다. 각 내용은 어느정도의 연결고리는 유지하지만 짧지 않은 글이다보니 중간에 읽다가 지쳐서 멈추는 것보단 내용의 흐름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면 나눠보길 권장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학을 왜 읽어야하는 가? 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다. 어떤 표현력을 기르거나 다른 사람의 표현 방식을 찾아보는 것이 매우 자신의 작문 능력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지금 작성하는 글 역시도 기존에 쓰던 글 방식과 다르게 작성하고 있다. 기존에는 챗GPT와 같이 정보전달을 위한 글을 썼다면 지금은 마치 완벽하진 않지만 내 생각과 마음을 담아서 쓰고 있다. 책을 읽기로 마음먹고 처음 읽을 책을 문학으로 선택했다는 점이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번의 문학 책도 좋았지만 다음 책은 마음에 관한 글을 읽어보고 싶다. 사람관계 및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답을 좀 얻어보고 싶기도 하며, 현재 막혀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책 리뷰를 재미있게 보다 다소 진중하게 작성해보았는데, 앞으로 조금씩 이런 식으로 작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기억이 남거나 쓰고 싶었던 멘트들이 종종 있었는데, 막상 쓸 때가 되니까 기억이 안나는 게 너무 아쉽다. 다음에는 책을 읽을 때, 작은 메모지를 하나 두고 작성해봐야겠다. 또한 글 역시도 어떤 방법으로 써야할지도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을 듯하고, 그림이나 사진으로 이를 잘 표현할 수 있다면 좋은 글감이 되지 않을 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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